양반 신분제 사회와 상품 화폐 경제
1. 양반 중심의 신분 질서 확립
조선의 신분 제도
조선은 양천제를 바탕으로 양인과 천인으로 사람들을 법적으로 구분했으며, 이 구조에서 양반, 중인, 상민, 천민의 4신분제가 정착되었습니다.
- 양반: 문반(문관)과 무반(무관)을 포함한 양반 계층은 과거 시험 등을 통해 관직에 진출하며, 국역 면제와 같은 특권을 누렸습니다.
- 중인: 서리(서기, 하급 관리), 합리, 기술관 등이 포함되며, 그 중 일부는 양반의 첩에게서 태어난 서얼도 중인과 비슷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 상민: 농민, 수공업자, 상인 등이 포함되며, 이들은 과거 시험 응시가 가능하지만 대체로 전세, 공납, 역 등의 의무를 지고 있었습니다.
- 천민: 노비, 무당, 백정 등이 포함되며, 대부분 재산으로 취급되어 매매, 상속, 증여가 가능했습니다.
서원과 향약
서원: 사림이 주도하여 설립한 서원은 선현에 대한 제사와 학문 연구, 교육 등을 담당했습니다. 서원은 또한 향촌 사회에서 사람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향약: 향촌 주민들이 지켜야 할 자치 규약으로, 유교 윤리를 보급하고 향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향약은 서원과 함께 지방 양반들이 지역사회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2. 조선 후기 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
수취 체제의 정비
대동법: 광해군 시기 경기도에서 처음 시행되었으며, 그 후 전국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대동법은 공납을 토지 결수 기준으로 쌀, 무명, 베, 동전 등으로 징수하는 방식으로, 농민의 부담을 줄이고 상품 화폐 경제를 촉진시켰습니다. 이 법은 공인의 성장을 도왔고, 이를 통해 상품 화폐 경제가 발달했습니다.
균역법: 영조는 군포 1필을 징수하는 균역법을 시행하였고, 결작과 선무군관포를 징수하여 군포 수입 감소를 보충하고자 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상류층은 군포 면제의 혜택을 누렸습니다.
농업 경영의 변화와 수공업·광업의 발달
모내기법(이앙법): 이앙법의 확산은 노동력 절감과 생산력 증대를 가져왔으며, 벼와 보리의 이모작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로 인해 1인당 경작 면적이 확대되고, 광작성형 농업이 발전했습니다.
상품 작물 재배: 인삼, 담배, 채소 등 상품 작물의 재배가 증가하며 쌀의 상품화가 진전되었습니다. 상업화된 농업은 농민들에게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며 새로운 부유한 계층을 형성했습니다.
수공업: 관영 수공업이 쇠퇴하고, 민영 수공업이 발달하면서 선대제 수공업이 확대되었습니다. 민간의 광산 채굴도 허용되었으며, 이는 경제에 중요한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상업 발달과 화폐 유통
상업의 성장: 농업 생산력의 증대와 대동법 시행, 공인의 성장 등이 상업을 촉진했습니다. 경강상인, 송상, 만상, 내상 등 주요 상인들이 독점적인 도매상인으로 성장했으며, 후시 무역과 시전 상인의 금난전권 폐지로 상업 활동이 자유로워졌습니다.
화폐 유통: 상평통보는 조선 후기에 전국적으로 유통되었으며, 어음과 환 등의 신용 화폐도 등장했습니다. 이는 상업의 발달과 함께 경제적 상호작용을 증대시켰습니다.
3. 조선 후기의 사회 변화와 새로운 사상의 등장
신분제의 동요
양반의 몰락: 일부 양반들은 향촌에서 겨우 위세를 유지하거나 경제적으로 농민과 비슷한 처지로 몰락하였습니다.
서얼의 대우: 서얼은 집단 상소를 통해 관직 진출에 대한 차별 철폐를 요구했습니다.
상민의 신분 상승: 일부 농민들은 광작 등을 통해 부농층으로 성장하고, 납속책, 공명첩, 족보 위조 등을 통해 신분 상승을 추구했습니다.
천민의 신분 상승: 전쟁에서 공을 세우거나, 납속, 도망 등의 방법으로 신분 상승을 추구할 수 있었습니다.
농민 봉기와 세도 정치
농민 봉기: 홍경래의 난(1811)과 진주농민 봉기(1862)는 세도 정권의 수탈과 삼정의 문란에 대한 반응으로 일어났습니다. 홍경래의 난은 평안도 지역에서 차별을 받은 상공업 세력과 광산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일어난 봉기였으며, 관군에 의해 진압되었습니다.
삼정의 문란 해결 노력: 삼정이정청이 설치되어 문란을 해결하려 했으나, 실질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실학의 등장
실학: 17세기 이후, 일부 지식인들은 성리학의 관념성을 비판하고 현실 문제 해결을 위한 학문적 기반을 다졌습니다. 이들은 토지 제도 개혁(정약용 등)과 상공업 진흥(박지원, 박제가 등)을 주장하며, 청에 대한 문화적 수용을 강조하였습니다.